제54장 그녀를 망치려면

사르기스 시점

"아, 그리고 사르기스… 입술에 립스틱 자국이 묻어 있어요." 그녀가 속삭였다. 잔잔한 호수 위를 가로지르는 햇살처럼 그녀의 목소리에 장난기가 춤췄다.

나는 무심코 셔츠 소매로 입을 닦았고, 천에 남아 있던 붉은 립스틱 자국이 묻어났다. 그러면서 죄책감이 밀려왔다. 그럴 필요는 없었다. 키스를 먼저 시작한 건 분명 내가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나리네가 그 순간 전체를 목격했다는 것, 그녀가 실시간으로 충격과 그 의미를 받아들여야 했다는 사실이 내 뱃속을 불편하게 뒤틀었다.

그녀는 그럴 자격이 없었다. 우리가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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